스토리텔링 (소수서원 연인소나무 - 1)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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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영임
작성일 19-01-24 16:37 | 조회 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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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주시에서 발행한 '영주시스토리텔링 4집입니다.

그 책에 실린 소수서원과 선비촌 스토리 텔링인 "소수서원 연인소나무"를  소개해 드립니다.  



소수서원 연인소나무 - 1   / 전영임 

                                                          

고요한 죽계천 줄기를 따라 실바람이 불었다. 얼비친 물 위에는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와 아름드리 소나무가 진초록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경자바위 옆 취한대 앞에 한 쌍의 남녀가 서로를 꼭 껴안고 서있다. 여자의 볼 위로 눈물이 흘렀다. 남자는 그런 그녀를 품에 꼭 안고 다독였다.

혜지야!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조금만 기다려. 알았지?”

그와 볼을 맞대고 안겨있던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석 오빠! 오빠도 건강하게 잘 다녀와야 해.”

알았어, 걱정하지 마! 우리 잘 이겨 낼 수 있어 그지?”

남자는 여자를 으스러질 듯 꼭 안았다. 둘은 취한대 앞 소나무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소나무 아래 마주 서서 기도 하듯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며 두 눈을 감았다.

어떤 고난이 와도 우리 둘의 사랑을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간절한 기도가 끝난 후 두 사람은 가슴을 마주 댄 채 뜨겁고 애절한 포옹을 했다.

 

경북 영주시 순흥면에 위치한 소수서원은 소백산 자락에서부터 내려온 죽계천이 흐르고 있다. 그 죽계천 옆에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두 그루의 연인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는 취한대 바로 앞에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는데 한 나무는 남자의 형상처럼 둘레가 조금 넓고 튼튼하며 그 옆의 나무는 조금 더 외소 해 여자 나무 같이 보인다. 나무는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거리가 가까워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두 나무의 옹이가 서로 맞닿아 마치 사랑하는 연인들이 입을 맞추는 형상을 하고 있다. 둘레가 큰 나무는 두 개의 가지를 뻗어 그 옆의 소나무를 감싸 안은 자태가 남자가 여자를 꼭 끌어안은 애절한 모습 같다. 언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연인소나무아래에서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졌다. 소문을 들은 사람들은 절실한 마음으로 소수서원의연인소나무아래에서 간절하게 기도 했다.

 

은실과 동주는 소수서원 안에 있는 소나무 숲을 거닐고 있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떨어진 솔잎이 두터운 장판으로 깔려 있어 폭신폭신했다. 동주는 소수서원에서 수학 중인 유생이었다. 학구제에서 숙식을 하며 고향에서 멀리 떠나 와 있었다. 은실은 이 동네 안진사 댁 막내딸로서 순흥 도호부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여인이었다. 어느 날 은실이 떠돌이 사나운 개에게 위협을 받아 겁에 질려 꼼짝 못 하고 있을 때 그 앞을 지나가던 동주가 도와주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뭍 눈을 피해 둘은 소수서원의 소나무 숲과 죽계천을 낀 오솔길을 거닐며 사랑을 키워갔다. 동주가 과거에 급제하면 부모님께 둘 사이를 이야기하고 혼례를 치르게 해달라고 할 참이었다. 동주는 하루라도 빨리 은실과 혼인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 은실에 대한 동주의 마음은 지극했고, 동주에 대한 은실의 마음은 애절했다, 둘은 영원한 사랑을 굳게 맹세했다.

 

 아침햇살이 명징하게 떠오르는 소수서원은 아름다웠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그윽한 솔향기가 가득했다. 소백산에서부터 내려온 잔잔한 죽계수는 명경처럼 맑았다. 흰 두루미와 물오리 떼가 한가로이 노니고 산새 들새가 들며 날며 노래해 주는 곳이었다. 가끔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소수서원 뒷산인 영귀봉으로 나들이를 갔다. 그곳은 한 눈에도 소수서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명당이었다. 동주는 은실의 무릎을 베고 누워 솔가지 사이로 비치는 구름을 보며 시를 읊어주기도 했다. 은실은 동주의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 주려 손바닥으로 햇볕을 가리며 그를 내려다보고 생긋 웃었다. 두 사람은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다.

은실의 동네에서 좀 떨어진 마을에는 은실을 오랫동안 짝사랑 해 온 무원이 있었다. 무원은 이 동네 건달 중의 하나였다. 부모도 없이 혼자 살면서 산의 약초를 캐서 팔며 사는 사람이었다. 우락부락하게 생긴 얼굴에 걸핏하면 시비를 거는 성격 때문에 무원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무원이지만 은실을 만나면 고분고분했다. 가끔 들꽃을 꺾어와 은실의 집 앞에 두고 가기도 하고,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 귀한 과일을 대문 앞에 두기도 했다.

어느 날 무원은 동주와 은실의 관계를 알고 몹시 충격을 받았다. 비록 신분의 차이 때문에 자신이 차지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여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마치 그녀를 빼앗긴 것 같아 분이 났다. 그나마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원에게는 큰 행복이었다. 그는 이대로 그녀를 빼앗길 수는 없었다. 보쌈이라도 해서 어디로든 데리고 가 함께 살고 싶었다. 하지만 은실은 늘 자신에게 차갑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은실이 동주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그녀는 동주에게 줄 떡과 과일을 챙겨 그와의 약속 장소인 솔숲으로 향하고 있었다. 은실은 동네 입구 느티나무 아래에서 어른거리는 사람의 형체를 보았다.

동주야!”

가끔 동주가 느티나무 아래까지 마중을 왔으므로 은실은 그 형체가 동주인 줄 알았다. 반가운 마음으로 뛰어가던 은실이 멈칫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다른 때 같으면 동주도 함께은실아!’하며 달려왔을 텐데 오늘 동주는 가만히 서 있었다. 은실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자세히 본 그는 역시 동주가 아니었다. 동주보다 체격도 크고 키도 작은 무원이었다.

은실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돌려 빠르게 돌아섰지만 그는 은실의 뒤를 쫓아와 뒷덜미를 잡았다. 그날 밤 무원은 은실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자신과 함께 살면 개과천선하여 열심히 살며 평생 뭐든 다 해주겠다고 애원을 했다. 하지만 은실은 차갑게 외면했다. 무원이 사정도 하고 울면서 매달려도 봤지만 이미 그녀의 가슴을 차지한 동주로 인해 은실의 마음은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분을 망각하는 그의 행동을 호되게 나무랐다. 그녀의 거절에 무원은 무섭게 돌변했다. 겁탈이라도 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고 달려들었다. 은실이 아무리 반항했지만 무지막지 달려들어 억누르는 남자를 감당 할 수는 없었다.

    

 

은실은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다. 찢진 저고리와 흐트러진 머리, 신발도 챙겨 신지 못한 맨발로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누가 볼까 봐 몰래 숨어 들어온 집에서 그제야 은실은 정신이 들었다. 이제 자신은 정조를 잃어버렸으므로 동주를 볼 면목이 없다. 더욱 동주와 혼인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은실은 절망했다.

그날 밤 동주는 늦게까지 은실을 기다렸다. 은실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었다. ‘좀 늦겠지하고 기다렸지만 밤이 깊어도 은실은 나타나지 않았다. 걱정이 된 동주는 은실의 집으로 갔다. 은실의 방안은 불이 꺼진 채 잠잠했다. 동주는 맥없이 돌아갔다.

은실은 두문불출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날마다 울며 지냈다. 부모님은 이런 은실을 걱정했지만 그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의원을 모시고와 진맥을 했지만 의원도 고개를 갸웃 거리다가 아무 이상이 없다며 알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은실과 연락이 닿지 않자 동주는 걱정되어 몇 번이나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은실을 만날 수 없었다. 번번이 하인은 은실에게는 아무 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고 돌아가라는 말만 했다. 동주는 은실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움으로 써 보낸 절절한 그의 편지를 받은 그녀는 이제 자신은 더러워진 몸으로 동주의 아내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굳혔다. 더 이상 동주를 만날 수가 없었다. 번번이 이유조차 알 수 없이 은실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면서 동주는 답답하기만 했다.

 

    

뒤늦게 동주도 은실이 무원에게 겁탈당한 사실을 알았다. 동주는 참을 수가 없었다. 무원을 죽이고 싶었다. 분개한 마음에 무원을 찾아갔다가 오히려 흠씬 두들겨 맞고 돌아왔다. 그는 가슴이 터져 죽을 것만 같았다. 자신이 그날 은실의 집 앞으로만 갔더라면 그녀에게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은실의 안전을 소홀하게 생각했던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럴수록 그녀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보고 싶은 마음에 동주는 견딜 수가 없었다. 무원에게 겁탈 당해 몸져누웠을 사랑하는 은실을 생각하니 가슴이 후벼 파듯 아팠다. 자신의 잘못을 탓하다가,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깟 겁탈 따위는 상관없다고도 생각하다가, 달아나지 못하고 당하고 만 은실의 행동을 탓하기도 했다. 간사하고 복잡한 생각으로 동주는 술로 나날을 보냈다. -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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